40년 전, 고기가 '겁나게 흔하던' 시절, 군산항에서 우어를 이고 서천 홍덕리, 덕암리에 내려 동네 양반들에게 팔았다. 아이들하고 먹고 살 길 없다가 시작했는데 첫날 보리쌀 한 말 값이 떨어졌다. 이후로 가족 생계를 책임진 생선 장사는 첫딸 이름을 따 미화네로 통했다. 갈치, 박대, 조기.. 안 다룬 생선이 없었다. 장항 판장에서 갈치만 한 짝씩 떼어와 팔기도 했다. 지금은 귀해진 갈치지만 그때엔 물때 따라 고기도 많았다. 오일장을 따라 장항장, 서천장, 비인장, 판교장 등을 돌다가 서천특화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군산, 홍원 등 전국에서 물건을 가져오는 도매상에게 생선 공급을 받고 있다. 조기, 갈치, 장대, 자반고등어 외에 소라, 꽃게, 주꾸미, 철따라 나는 서천 생물들도 판다. 박대는 도매상이 비늘까지 긁어서 갖다 주면,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기고 간을 해 위생건조장에 널어 말려 판다. 참박대 자잘한 건 열 마리 2만원, 조금 큰 것들은 2만 5천원 선이다.
삼남매 무사히 키워내고, 때로 손님들 맛있게 잡쉈다는 이야기 듣는 일이 40년 장사의 가장 큰 보람이다. 익산, 대전, 평택, 서울 한번 맛본 손님들은 전국에서 전화로 택배 주문을 해온다. 밑지지만 않으면 푸짐하게 좋은 물건들을 보내니 단골들도 꾸준히 믿고 찾는다.
서천시장에서 함께하는 상인들과의 추억이 또 다른 자산이다. "네 것 내 것 없이 먹을 것 있으면 나눠먹고, 밥도 같이 해먹기도 하고 서울에서 오면 사진도 찍어가고 그래"라는 자랑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함께 신명 나게 춤추는 장면이 <6시 내고향> 등 방송을 타기도 했다고. 이제 장사 그만 해도 살지만, '후딱 접지 못하고 내내 하는' 이유기도 하다.
미화네집
생선 일절, 조기, 대하, 박대, 갈치, 각종 어물 택배가능
010-2442-4268